낚시를 시작한 자체가 우연 이다.
와이프가 동네 할머니 한 분에게(소호동 바닷가에서 낚시 할머니 하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함께
낚시를 배우겠다고 하면서..
어느날 10만여 어치라며 낚시대며 몇가지 낚시 도구를 사 왔다.
지금 생각하면 무거운 국산 갯바위 1호대에 릴은 1000번 릴에..
싼 원줄 3호에 목줄 1호.
거기에 고정찌 두어개.. 봉돌 몇개.. 여분의 낚시 몇개.. 고리 몇개..
처음으로 동네에 따라 갔다가 무거운 낚시대로 원투를 던지지 못하는 와이프에게
딴에는 남자라고 내가 해 보겠다고 한번 던진게 낚시 시작 이었다.
지역이 지역이다 보니 오다가다 선창이나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대체 저 사람들이 뭘 하는 걸까? 솔직히 뭐 하는 짓(?)일까 비웃기도 했고
세상 아무리 할 거 없어도 저 재미없는 낚시는 할 짓이 아니라고 얘기 하기도 했다.
재작년엔 사무실이 달라지면서
그쪽에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에
무작정 갑오징어 낚시를 따라 나서곤 했지만, 언제나 꽝이었고
이내 낚시는 내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그러나 우연이 회사 후배들과의 대화 도중..
4자가 어쩌고,, 5자가 어쩌고..
원줄,, 목줄,, 구멍찌.. 막대찌.. 전유동,, 반유동 등 생소한 낚시 얘기를 듣다가
갯바위를 따라 나서게 되었다.
물론 후배들은 잔뜩 나에게 겁을 주었고..
그 덕분에 안전 조끼와 삐꾸통이라는 것은 우연이 얻게 되었다.
물론 신발은 등산화요.. 옷은 비행 할때 입던 편한 옷 그대로를 겹겹이 껴 입고서..
미리 도착해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11시에 돌산 성두 마을에서 출발하는 낚시마을 배에 몸을 싣고 도착 한 곳은
안도 초입에 위치한 마당여.
헉!
배가 도착 한 순간부터 낚시에 대한 나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바람 불고 파도 넘실대는 좁디 좁은 이곳 이 오밤중에
대체 뭘 하자는 건지..
낚시방을 운영하다가 그만 두었다는 남일이와 요근래 수년간
지역 포인트 안가본데 없다는 형모와.. 함께 있으니 나야 뭐 든든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갯바위에 출조하여 느끼는 심정은 생경 그 자체이다.
깜깜한 바다.. 넘실대는 바다와 파도.. 몰아치는 바람..
마치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이라도 하는 듯한 기분..
이게 뭐야!!~~ 이거 딱 내 스타일이잖아~~
첫 갯바위 낚시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갯바위에 부딪히는 파도를 뒤집어 쓰기를 몇번..
형모는 4자를 걸고,, 연이어 3자를 걸고..
남일인 참돔 두마리를 걸어 올린다.
나는 우연히 돌돔 27을 걸어 올렸고..
이렇게 갯바위에 매료된 하루 밤.
고기를 낚아서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에 서 있다는 것에
부르르 몸을 떨어야 했던 첫번째 갯바위 출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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