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비행이야기

기다림이 최고의 승부수

구름위를 걷다 2006. 9. 2. 18:40

 

 



 

기다림이 최고의 승부수!!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리그전 경기에서 기막히게 적용되는 이 말을 깨닫는데 나는 너무나 오래 걸렸다.
우리 리그전에서 주로 채택되는 'Speed Run to Goal' 경기에서는
이륙후 골에 빨리 들어가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므로 '기다린다'는 것은
경기방식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경기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다림'이 승부의 관건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 무엇을 기다리라는 것인가?
이륙하였으면 서둘러 고도를 획득하고, 남들보다 1초라도 빨리 다음 턴 포인트를 향해
질주하여야 할 것을, 무엇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는 흔히 무리에 휩쓸리는 비행을 하지 말라고 한다.
보통, 경기에 나가보면 누구나 긴장하고 초조해 하긴 마찬가지다.
남들은 벌써 고도를 획득하여 다음 포인트를 향해 가고 있을때 자신은 아직 고도를 잡지 못해
애태우고 있을 때라면 그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조바심이 자신의 순간적인 판단력을 둔화시키고
앞 선수를 따라 무작정 전진해 버리고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십중팔구. 그러한 경우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
이러한 경우, 자신이 인내를 갖고 충분한 고도를 획득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94년 경각산에서의 리그전 경기중에 자신이 목표한 고도가 되지도 않았는데
앞 선수를 따라 가다가 고도를 놓치고 간신히 1 턴 포인트만을 찍고 착륙하고 말았다.
글라이더를 접고 베게삼아 누워 고도를 획득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을
부러워하면서 구경하고 있을때, 문득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한대의 기체가 능선위에서 앞으로 나오려다가 다시 들어가고, 나오려다가 들어가고...
한참을 그러더니 결국에는 고도를 잡고 턴 포인트로 전진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나는 깨닫게 되었다.
당장 고도가 오르지는 않더라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다시피 Speed Run to Goal 경기란 속도경기이다.
Race to Goal 역시 골에 먼저 들어가는 선수가 1위를 하는 것이다.
만약 골에 들어간 선수가 없을 경우에는 가장 멀리 날아간 선수가 1위가 되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서두르다가 골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기다리고 기다리다... 
늦게라도 골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당장 앞서가는 선수 한 명만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그 선수에게는 이길수 없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성적을 계산한다면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것 이라고 확신한다.
점수계산은 골에 일착으로 들어간 선수를 만점 기준으로 다음선수는 선두선수와 시간차 만큼만
까먹기 때문이다.
만약 골에도 못들어가고 중간에 불시착 한다면
맨 마지막에 골에 들어간 선수의 다음부터 시간. 거리를 깍아가기 때문에
점수는 형편없이 낮아지는 것이다.

 고도가 오르지 않더라도 공중에서 여유를 갖고 기다리자.
기다리고 기다리자. 서멀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자.
기다리다가 않되더라도, 얼마못가서 불시착하는 것과 비교하면 결코 큰 손해는 없을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큰 서멀이 나를 높은 고도로 인도해 줄것을 믿고.

 이런 말을 하는 당신은 골에 몇번이나 들어 갔냐고?
하하... 쑥스럽게... 한번도 못들어 갔네요.
그걸 난 너무 늦게 깨달았거든요. ^블랙버드^

      [파라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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