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비행이야기

피칭,롤링,요잉의 위험성

구름위를 걷다 2007. 7. 27. 18:00

 

처음 패러글라이딩에 입문하게 되면

비행 이론을 배우게 된다.

항공이론, 비행이론, 기상학, 독도법 등등..

그중 입문자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안전에 관한 문제..

패러글라이딩의 안전함을 증명하기 위해 가르치는 것이

날개의 안정성, 즉 피칭의 안정성, 롤링의 안정성, 요잉의 안정성이다.

모든 날개에는 이러한 3차원적인 움직임에 대해

자체적으로 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얘기이다.

공중에서 이러한 3가지 이상 움직임이 생겼을 때 대부분은 브렉을 풀고

기다리면 자연스럽게 회복 된다고 가르친다.

당연한 얘기이다.

이러한 안정성마저 없다면, 어떻게 지상을 박차고 두발을 허공에 띄운채

비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 글은 날개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3가지의 고유한 안정성이

비행자의 약간의 조작 미스로 인하여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고자 한다.

패러글라이딩 초기.. 즉 날개의 성능이 L/D 5 ~6 이던 시절에는 가능한 얘기였다.

브렉의 양을 조금 과다하게, 또는 조금 적게 조작하더라도

피칭, 롤링, 요잉에서 금새 회복하여 평온한 비행 모드로 돌아 온다.

 

요즘의 기체..

초급 기체도 L/D가 8~9를 넘나드는 요즘의 기체를 보면,

대체 패러글라이딩의 속도에 대한 진화는 어디까지 일런지 궁금할 뿐이다.

또한

기체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입문하여야 하는 패러 초년생들에게는

이렇듯 빠른 속도에 더하여 안전성까지 강화되어 출시되는 기체 성능에 대해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믿음은 지도자들로 하여금 더욱 쉽게 패러를 가르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배우는 입장에서는 빨리 배울수 있게 된다.

2~3년만 열심히 타면, 국내 최고의 대회라는

리그전에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로 비행 실력의 발전이 쉽게 이루어 지는 것은

안전한 기체, 빠른 기체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두 조건을

만족하는 요즘의 기체가 있기 때문 이리라..

 

이렇듯 빨리 배우고 발전을 빨리 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것인데,

아! 그러나 안타까운 부분이 하나 생긴다.

부족한 것이 에어타임 이다.

옛날 얘기를 들먹이면 분명 덜 떨어진 사고방식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비행기술과 기체.. 모든것이 뒤떨어지던 그때는

많은 시간을 공중에 있었고,

많은 이착륙 횟수를 가지면서

공중에서 여러가지 많은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많은 경험은 본능이 되었고

그것은 비상시 대처능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빨리 배운다는 것이 써멀사냥을 잘하고 높은 고도를 취하는 것이 최고라고 인식되어버린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인 안정성..

즉, 피칭, 롤링, 요잉의 안정성의 무서움을 모른채

써멀 사냥을 위해

위험한 하늘위로 날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패러에 입문하면

가장 먼저 제대로 배워야 할 기술이 피칭이다.

피칭, 롤링, 요잉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특히 피칭에서 브렉을 잡아야 할때와 놓아야 할때를 정확하게 반복 실습함으로써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체가 앞으로 쏟아지고 있을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뒤로 까 뒤집히기 시작하고 있을때는 브렉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은 동작에서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그 크기가 조금더 커질때 

잘못된 브렉의 조작은 순식간에 기체가 비행자를 보쌈 해 버린다.

상상이나 했겠는가?

약간의 브레이크 조작 미스로 인하여 나에게 이런 악몽이 오리라고..

 

 

몇가지 예를 보자.

 

1. 바람이 약한날 이륙을 시도한다.

   이륙 순간 견제가 조금 부족하여 기체가 앞으로 쏟아지고 공중에 몸이 뜨는 순간

   기체가 심하게 되로 뒤집힌다.

   놀란 비행자가 순식간에 만세를 한다.

   순간, 기체가 앞으로 슈팅을 시작하고, 슈팅 후 앞전이 무너진다.

 

->이륙 시점부터 기체를 확실히 안정 시키고, 앞으로 나가면서 브렉을 조절하여

   기체의 속도와 이륙속도를 맞추면서 이륙을 하였다면 이런한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륙장 앞은 이륙직 후 상승풍에 노출되는 지역이다.

   기체가 뒤로 넘어갈 것이 예상 하여야 하며,

   뒤로 넘어 가기 전에 브렉을 푼다면, 기체는 상승풍을 뚫고 전진하면서 쉽게 상승 할 것이다.

   뒤로 넘어가더라도 브렉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다시 앞으로 왔을때 브렉을 천천히 놓아야 한다.

   뒤에서 브렉을 놓는 것은 앞으로 슈팅하는 기체에 속도를 더하는 꼴이 되어

   슈팅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기 때문이다.

 

 

2. 비행 중 산줄들이 텐션이 작아지면서

   앞뒤로 끄덕 거린다.

   별로 심하지 않다..

   그냥 놔둔다.

   약간의 견제를 하라고 배웠다. 견제를 주니 괜찮아 진듯 하다.

   견제를 푼다.

   순간 기체가 순식간에 슈팅 한다.

 

-> 1번 예와 별반 다를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공중에서 약간 끄덕이는 정도의 피칭이라 무시하였을 것이다.

    모든 피칭은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

    운이 나쁘면, 진자 운동이 점점 커져 어느 순간 심한 슈팅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잡았던 브렉을 푼 시점과 양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순간이 기체가 막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이었다면,

    요즘의 민감한 기체라면 이러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3. 아직 숙달되지 않은 비행자가 윙오버를 시도한다.

   한번 두번..

   서너번 흔들자 심하게 흔들린다.

   브렉을 놓는다.

   브렉만 놓으면 금방 안정될거로 알았던 기체가 아직도 좌우로 롤링을 계속한다.

   롤링을 잡고자 한쪽 브렉을 조정하는 순간

   기체가 이유없이 절반이 뚝 부러지듯 꺽인다.

 

-> 롤링은 사실 롤링 그 자체로는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다.

     브렉을 약간 풀어 주던지, 잡든지 약간의 브렉 조절로 잡을수 있다.

     그러나, 공중에서의 모든 동작은 진자운동을 수반함을 미리 알아야 한다.

     피칭이던 롤링이던 한방에 해결하려 하지 말라.

     롤링을 하던 기체를 일순간 잡으면, 그 아래 매달린 비행자가 흔들림을 알아야 한다.

     회복을 천천히 되도록 브렉을 조절 하여야 하며,

     모든 상황에서 기체와 비행자를 잇는 산줄이 텐션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4. 위 3가지의 예는 그나마 다행이다.

   피칭이면 피칭, 롤링이면 롤링만 발생하였기 때문에 적절한 브렉 조절로 금새

   흔들리던 기체를 안정 시킬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의 예는 그 끝을 가히 짐작키 어려운 상황이다.

 

   윙오버로 기체를 심하게 흔들던 중, 또는 스파이럴중 기체의 한쪽이 뚝 꺽이면서 절반이상이 접혀온다.

   접힌 기체를 펴기위해 브렉을 잡는다.

   보통 때 보다 훨씬 많은 양의 브렉이다.

   기체가 순식간에 펑 소리와 함께 펴진다.

   그러나 이후 순식간에 기체와 비행자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자운동을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펴졌는가 싶으면 네거티브로, 완전실속으로..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다.

 

   ->비행자는 수평 비행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2차 실속에 대비했어야 한다.

   기체를 중심으로 비행자는 종,횡 양쪽 방향으로 흔들리기 때문이다.

   회복시부터 한꺼번에 회전을 잡으려고 하거나, 한꺼번에 기체를 회복하고자

   많은 양의 브렉을 사용하면 네거티브, 크라밧, 완전실속이라는 더 큰 재앙을 스스로

   불러 들이는 것이다.

   돌아가는 기체는 돌아가도록 하여야 하고, 앞으로 쏟아지는 기체는 쏟아지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그 양을 브렉으로 조금만 줄여주고 2차로 다가오는 다이나믹 실속을 미리 예상하면

   네거티브나 완전실속, 크라밧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기체가 꺽여 접히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피칭과 롤링, 요잉을 방치한다면, 그 진폭은 어느 순간 갑자기 커질 수 있다.

매 비행 순간 순간 마다 산줄을 통해 전해 지는 텐션을 읽어 내야 한다.

텐션의 변화가 느껴지는 동시에 이루어 지는 미세한 조정은 기체를 금새 안정 시킨다.

이미 기체가 꺽인 후 대응 조작에 들어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순간적인 과조작으로 이미 상황에 들어갔더라도

한번의 브렉 조정으로 그 상황을 헤쳐 나가려는 무리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모든 실속의 회복과정에서

속도를 잃은 기체는 다시 속도를 가지려는 본능이 있으며

속도를 가진 기체 뒤를 따르는 자신의 모습을 순응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다이나믹 실속을 자연스럽게 거쳐야 정상 회복이 된다.

천천히..

회복을 즐겨라.. 분명 멋지게 회복 될 것이다.

 

고요하게 비행 중인 현재에 속지 말라.

공중은 당신에게 늘 고요하고 좋은 기상만을 약속하지 않는다.

고요한 기상에 길들여진 당신은 언젠가.. 고요하지 않은.. 거친 기상에서 호되게 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

고요하고 좋은 날..

하루쯤 써멀 사냥을 포기하고

비행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 피칭,롤링, 요잉을 다시 한번 새겨보라..

그리고 스스로 연습하여 보라.

피칭은 사면에서 그네타기를 하면서,

롤링은 윙오버를 자꾸 해 보면서,

그리고 가능하면 세이프티 클리닉을 통하여 기체 회복의 기본 절차를 배우라.

세이프티 클리닉의 기본은 모든 회복에서 피칭, 롤링을 잡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기본이라서 소홀히 하였고, 크게 비중 두지 않았던 것이

안전 비행의 가장 기본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늘 서멀의 끝에서 환하게 웃는 당신이기를 바라며.. ^블랙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