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퍼온조행기

잊을수 없는 나의 첫 바다낚시

구름위를 걷다 2009. 1. 15. 16:30

 

잊을수 없는 나의 첫 바다낚시.
작성자 막고푸머 조회수 3181 등록일 2007-11-01 16:53:25 추천 5

 

 

갯바위를 다니면서 가끔 초보조사님들을 보고  잊을 수 없는

 

저의 첫 갯바위 출조의 비화를 몇자 적습니다.

 

몇년 전 우연찮게 친구의 현장인 무안을 찾았다가 시간이 잠깐 나서 구경차 인근에 있던

 

톱머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아주 조그만 선착장이 있었는데 몇분이 그곳에서 낚시를 하고 계시기에 물때도 간조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도대체 무엇을 잡으시나 궁금하여 가 보았다.

 

여러분이 계셨는데 살림망이 띄워져 있길래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약간 들어보았다.

 

그런데 그곳에는 놀랍게도 엄청큰(지금 생각하면 40~50정도) 숭어가 가득담겨 있었다.

 

어렸을 적 시골의 선착장에서 뽈락과 놀래미만 봐오던 저로서는 너무도 놀랐고 충격적이었다.

 

"아저씨,여기서 이것 다 잡으신 거예요?"

 

"예!"

 

마침, 차에 민물 원투 낚싯대가 2대가 있어 냉큼 들고왔다.

 

지금은 돌아가신 장인어르신께서 쓰시던 걸로 릴은 반돈가 뭔가였으며 원줄은 아마12~15호

 

정도 였던 걸로 기억된다. 물론 찌도 없다.

 

찌도 뭔줄 모른다. 그냥 던지면 나오는 줄 알았다.

 

코를 씩씩 불고 낚싯대를 가져와서 그 고수님께(숭어조사) 필요 한 걸 물어봤다.

 

그분은 친절이도 찌가 어쩌구 채비가 어쩌구 하였다.

 

나는 대충 듬성듬성 알아듣곤 인근의 낚시점에 가서 대충 몇개 사와서 나름대로 정성껏

 

채비를 했다.

 

낚싯대 외제(차이나)

 

찌 주먹만 한 것(농어찌?)

 

원줄 있는 그대로(12~13호)

 

그리고 도래 (큼지막한 것)

 

목줄로는 카드채비 (고등어,전갱이용)

 

미끼 곽크릴 1곽

 

첫 바다낚시 채비다.

 

대물 숭어가 물어주길 바라며 첫 캐스팅.

 

전방 10m정도에 떨어진 찌를 보곤 숭어가 금방 물거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기다림.

 

.................................................................................................................(__)

 

안 문다.

 

기다리는 도중 옆의 조사님들은 딥다 큰걸로 몇 마리째 올리고 계신다.

 

나는 숭어가 물어 줄때 까지 계속 기다렸다.

 

.................................................................................................................(__)

 

1시간정도 지나서 채비를 들어 올렸다.

 

크릴이 그대로다.

 

그래도 맛이 없을까봐 다시 정성스레 크릴을 끼워서 캐스팅.

 

또 기다림.

 

.................................................................................................................(__)

 

진짜로 안문다.

 

누군가가 낚시는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는 말이 생각나 계속 기다렸다.

 

.................................................................................................................(__)

 

1시간

 

2시간

 

3시간..............................춥다.

 

참 나도 어지간 했었나보다.

 

여러조사님들이 하나 둘 돌아가고 친구 인듯한 두일행과 나만 남았다.

 

또 잡는다.................................나는 안문다.............ㅜㅜ

 

물속에 낚싯대 담궈 놓고 계속 기다리고만 있으면서 고기잡는 사람들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내가 안쓰러웠던지 일행중 한사람이 내게로와 채비좀 보자고 하였다.

 

나는 냉큼 걷어올렸서 보여줬다.  고수가 보재는데...

 

한참을 보더니 면사매듭 있냐고 했다.

 

??? ......뭔 소리여?

 

멀뚱멀뚱 쳐다보자.

 

자신의 목줄을 끊어 대충 찌매듭을 해줬다.

 

그리고 찌매듭에 대해서 친절히도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나는 "아하!" 하며 연신 고맙다며 커피를 뽑아다 드리고 낚시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엔 틀림없이 물거야!" 하며 눈을 반짝반짝 거리며 찌를 녹일듯 째려봤다.

 

그러는 사이 두사람은 번갈아 가며 수어를 히히덕 거리면서 몇마리를 낚아 올린다.

 

나는

.......................................................................안 문다.

 

해가 지고 있다.

 

바람도분다.

 

디게 10월 이지만 디게 춥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이, 뭐좀 잡았는가?"

 

"안 무네"

 

"금방가께"

 

"응"

 

두분조사님도 철수 준비를 하는것 같다.

 

나는 계속 기다린디..............................................................................................(__)

 

철수준비 하던 한분 조사님이 내게로와 내찌를 보곤 무엇을 서너번 뿌린다.

 

???

 

물에 떨어진 무언가가 흩트러지면서 물속으로 내려가는게 보였다.

 

그때였다.

 

백년이 가도 움직일 같지가 않던 내 주먹만한 큼지막한 찌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졌다.

 

챔질.

 

"우두두두둑!"

 

낚싯대가 부러질 것만 같다.

 

생전처음 숭어라는 대물을 걸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손으로 전해져 오는 그느낌은 뭘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낚싯대에

 

다른 생명체를 걸어 좌우로 요동치며 몸부림치는 그 느낌은 이루 말할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

 

릴링과 펌핑? 드렉조절?

 

나는 그딴거 모른다.

 

그저 틸틸 감기 시작했다.

 

낚싯대 끝에 잡힌 그놈은 몸부림을 쳤다.

 

놈이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나는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앙탈을 부리던 놈은 결국 들어뽕이란 수모를 당하며 내품에 안겼다.

 

그당시 그놈은 내게는 엄청난 대물이었다.

 

"내가 이렇게 큰 코기를 잡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무려 4시간 정도의 기다림끝에(?) 올린 바다낚시 첫 조과였다.

 

"아저씨, 아까 그게 뭐예요?"

 

그 고수가 내 찌 주변으로 던진게 무언지 몰라서 물었다.

 

"네,밑밥입니다."

 

나는 냉큼 그 통 안을 들여다봤다.

 

그곳에는 진흙같은게 잔뜩묻은 새우가 있었다.

 

"우~와!   새우구나!"

 

"그건 크릴이예요"

 

"크릴요? 남극에서 나온다던 그 고래밥요?"

 

"예" 하며 웃었다.

 

"어디서 사요?"

 

"낚시점 가면 다 있어요"

 

"아!  네"

 

그렇게 친절히 가르쳐 주던 고수님은 가고 나는 고수님이 밑밥 나머지를 뿌려주고 간 곳에

 

다시 캐스팅하여 두마리를 더 잡았다.

 

잠시후 친구가왔다.

 

친구는 내가 잡은 숭어를 보고 입을 다물질 못한다.

 

"우와! 자네가 진짜로 이걸 잡았는가?"

 

"이사람이!   속고만 살았나...내가 다 잡았지...으흠!"...ㅋㅋ

 

그날 난 친구와 집사람들까지 불러 숭어회를 배터지게 먹었다.

 

그리고 틈만 나면 톱머리 해수욕장가서 숭어를 잡았고 숭어를 찾아 충남에서 고흥까지

 

차가 가는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한달동안.......

 

감성돔이라는 갯바위의 황제"를 보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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