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비행이야기

정령치 원정비행2

구름위를 걷다 2007. 3. 19. 12:42

 

2002년 11월 24일.
그동안 회원들이 다들 바빠서..
올해는 모여서 제대로 원정다운 원정비행 한번 못해본터라..
무조건 이번주에는 가자!! 정령치로..
결정.
그러나 이삼일 전부터 일요일날 비가 올거라는
기상대 예보 때문에 걱정 태산.
일요일 아침. 다행이 햇빛도 좋고..
마침 전남 연합회장배가 오산에서 열리고 있었지만,
미련을 접고 정령치로.. 정령치로..
정상에 도착!!
11월의 지리산!!
진짜 춥따!~~
겁나 춥따!!~~
이빨이 떨릴 정도로..
ㅋㅋ.. 그러나.. 나는 이미
이런 사태가 올걸 예견(?)하고 옷을 하나 더 챙겨 입었지..
오랫만에 서는 정령치 이륙장!
바람조타~
다만 햇빛이 좀 맘에 안들게 구름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저넘의 해 저러다 사라져 버리면 안되는데..
서울 날개 클럽회원들이 기상이 안좋은지..
별 신통잖게 비행한다.
날씨도 별로고 하니.. 장거리는 생각지 말고..
그냥 고도사냥에 충실하자고 회원들한테 당부하고..
이윽고 우리클럽 차례!
나를 선발로.. 줄줄이..
다들 고리봉 능선에서 열심히 비비지만..
입 찢어질만큼 좋은 써멀이 아직 없다.
기껏해야 고리봉 정상고도에서 맴돌뿐!
서클링 하려 할때마다..
눈앞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감독님!!
아!~~ 밉따~
내가 비켜주는 수 밖에..
어느순간..
도영이가 고리봉을 버리고 바래봉을 향해 간다.
어!! 저넘!!
오늘은 가지 않기로 했는데..
어!! 저넘!! 계속 가네~~
어!! 진짜 갈려나 본데??
오늘 별론데??
다들 고도가 아직 별론데..
그러나.. 혼자 가는넘을 어찌 혼자만 사지(?)로 보내랴!!~
"나는 도영이랑 바래봉을 다녀 오겠슴다..
자신있은 분들 따라 오세요"
무전을 때리고.. 나도 총총이 바래봉을 향했다.
도영인 참 신기한 넘이다.
어딜 한번 가고자 맘을 먹으면..
저넘은 뒤도 안돌아 보고 간다.
나는 고도가 걱정되어서 가다가 돌리고 가다가 돌리고..
이러다간 너무 늦겠다싶어..
엑셀밟고 가다가도 또 돌리고..
그러다 보니.. 저넘 따라잡긴 글렀다..
캬!~~ 저넘.. 희한하게도 잘가네..
정말이지 뒤 한번 안돌아 보고 가네그려!~~
어느덧 도영인 바래봉에 도착해서 바래봉 앞능선으로 향해
나가고 있었는데..
나는 아직도 돌리고 있으니..
내가 바래봉에 도착했을 즈음..
도영인 바래봉 앞쪽 능선에서 벌판을 향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바래봉 정상 못미쳐..
무리한 써클링에 앞전이 접히고..
손쓸 시간도 없이 심하게 접힌 기체
펌핑을 하는 사이..
날개가 회복되기도 전에..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펌핑!!펌핑!!
나를 향해 달려드는 등산로에 난 목조바닥과 그 주변 기둥들!!
저 기둥이 부딪히면 큰일이다 싶을때..
다행이 목조 바닥에 쿵!
하네스 좋다!!
하네스 바꾼덕 보네!~~
전혀 충격을 느끼질 못하네..
얼른 기체를 회수하여 정상에 서니..
도영인 저 멀리 벌판에서 신나라 돌리고 있다.
당황하고 쫄은 마음에..
무전기로 아무리 도영일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냥..
아무하고나 얘기를 해서 진정을 하고 싶은데..
무전도 안되고..
정상에서 하네스를 벗고..
담배 한개비 피우고..
다시 똥배짱 발동!!!
바람이 엄청 강해진 바래봉에서 이륙한다.
그러나 한번 쫄은 가슴..
새가슴.
그냥 직진..
그냥 그대로 나갔다가 도영이 만나면..
착륙할련다.. 맘 먹었는데..
이넘의 기체..
그냥 방방 뜬다.
고도가 약간 오르자.. 또다시 밀려드는 착륙장에 대한 미련!!
다시 한번 똥배짱 발동!!
그래..
가자.. 능선따라 그냥 가기만 하자..
그냥 가기만 해도 가겠는걸 뭐!!
기수를 돌린다.
평균시속 18Km..
잘 나가는 편이다.
무리없다..
그러나 중간쯤 왔을까..
세걸산 못미쳐.. 잡아채는 강력써멀!!
다이브 하려는 기체를 견제하는 순간!!
턱!! 하고 두손으로 느껴지는 충격!!
그순간.. 난
미련을 버렸다.
가차없이 하산길..
결국 운봉 클럽 저수지 아래에 조용히 착륙하고 나서야..
느껴지는 안심!!
가슴을 쓸어내린다.
흐미!!~~
새가슴.
늙었나부다!!
도영이도 벌판에서 신나라 고생하더니..
다시 능선에 붙여 고도 살리고..
저넘!!
하여간 도영이 저넘!! 헝그리정신 하나는 끝내 준다니깐!!
늦게서야 날 위해선지..
내옆에 나란이 내린다.
도영일 보자 너무 반가워서..
히히.. 내가 언제 쫄았나 싶어서..
둘이서 신나게 비행얘기.
이래서 비행을 계속 하는 건가?
하여간...
앞으론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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