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낚시

소삼부도 보찰여 직벽

구름위를 걷다 2009. 10. 19. 21:21

 

출조길이 시나브로 멀어진다..

광도에 이어 평도 이번엔 소삼부도다..

여수전국낚시 12주년 할인행사라 출조비가 싼 터라 이 기회에 제대로 된 원도 출조를 경험해 보고자..

도착한 곳은 소삼부도 북쪽 등대 아래.. 아마 보찰여 앞 인듯 싶다.

앞전, 광도에서 큰 고기를 놓친 경험이 있어서

오늘은 시작을 3호 원줄에 2호 목줄로 시작 하였다.

혹시나 해서 선상대도 준비하고, 5호 목줄도 챙겨놓고 여분의 릴도 준비 하였다.

나름 대물 참돔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건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경험하지 못한 지식은 역시 쓸모 없다는 것이다.

 

출항시간 10시.. 전날의 바람이 아직 사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심하게 배가 흔들리며 열심히 달린다.

평도를 거쳐 대삼을 거쳐 소삼에 도착하는 동안

백상어호 역시 출항을 빨리 했는지 포인트 자리 다툼이 심하다.

너울성 파도에 포인트 진입때마다 배가 쿵쿵 거리기를 수번..

거의 막바지에 내린 자리는 소삼 등대 아래 직벽.. 보찰여를 바라보는 자리.

방향을 살펴보니 북쪽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침 들물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를듯..

8물.. 물이 얼마나 빠른지를 체크하기 위에 찌를 던져보니 역시 총알이다.

발밑에 밑밥 몇주걱을 던져놓고 낚시를 하는둥 마는둥 전갱이 몇마리와 밤을 보내고..

날이 밝아 올 즈음 전자찌가 밑걸림에 떨어져 버린다.

좋은 시간대라 보이지 않는 2B찌를 달고 통밥으로 낚시하는 동안

신기하게도 입질이 너무 없다.

큰고기가 들어 왔나보다 기대를 잔뜩 머금고 더 열심히 던진다.

날이 환해질 즈음 물 흐름이 너무 빨라 밑밥을 다져서 넣겠다고 조금 심하게 다지는 중에

뜻하지 않게 밑밥 주걱 손잡이가 부러지면서 주걱이 바다로 퐁당 빠져 버린다.

이때부터 좀 이상하더니..

손바닥 만한 상사리 세마리가 전부..

 

물흐름이 너무 빨라 채비가 안착되기도 전에 찌가 멀리 날아가 버린다.

물 흐름이 너무 빠른 앞쪽을 피해 갯바위 앞 약간 물흐름이 정체되는 부분에 찌를 던져놓고

속조류에 미끼를 태워 보내기를 몇번..

찌가 쑥 빨려들며 초릿대를 가져간다.

낚시대를 세우고 브렉을 잡았는데 물고 늘어진다.

살짝 브렉을 풀었더니 빠른 속도로 풀고 나간다.

올커니 왔구나..

브렉을 다시 잡았더니 더욱 심하게 저항한다.

다시 브렉을 푼다..

최대한 천천히 풀면서 고기가 지쳐 고개를 돌리기를 기다리는데

하염없이 물고 달아난다.

깊고 멀리 달아 날수록 저항은 더 강해진다.

다시 브렉을 걸었을 때는 70여미터쯤 달아 난 뒤.. 브렉을 잡았는데 더 이상 도망은 가지 못하고 있다.

고개를 돌린 모양이다. 

 

버틸만 하다.. 

힘겹게 낚시대를 곧추 세우고 버틴다.

나와 고기 사이에 팽팽한 힘겨루기가 시작 되었다.

세워놓은 낚시대는 눈 앞에 휘어져 휘청대고 있고, 원줄은 하염없이 핑핑 소리를 내며 울고 있다.

고기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릴링을 시작한다.

처음엔 한두바뀌 릴링도 힘들더니 이내 고기가 지쳤는지 딸려 오기 시작한다.

한번 두번 세번..

무겁고 무겁게 끌려오먼서 고기가 저항하는 신음소리가 원줄의 울음으로 들려온다.

드디어 대물을 들고 사진을 찍게 되는구나..

드디어 어탁을 찍어보게 되는구나..

싸구려 플로팅 3호줄에, 100미터 감긴 싸구려 목줄이다..

직결 부분이 버텨 줄까?

후킹은 잘 된 걸까?

1호 낚시대가 순간적으로 부러지는 건 아닐까??

제발 제발..

맘속은 온통 채비에 대한 걱정으로 노심초사.

드디어 찌가 수면위로 올라오고..

여유가 생기면서 뜰채 위치를 확인하고..

찌 아래 수면이 온통 붉은 단풍이 든 듯 불그작작 하다..

대물 참돔이다!

고기가 아니라 널판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허공을 춤추는 구멍찌 아래 물속에서 고기가 일순 다시 반항을 시작하고

잠깐 브렉을 잡고 버티는 동안

허무하게도 낚시대가 일어서 버린다..

...

 

낚시 바늘 위 목줄이 끊어졌다.

 

서운해 할 시간도 없이 다시 밑밥을 던져놓고

채비를 점검하고 낚시 바늘을 묶고 던졌다.

 

채비를 던지고 밑밥을 주기 휘해 커터로 밑밥을 다지는 동안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는 원줄이 또 사정없이 풀려 나간다.

어어~~

낚시대를 세우면서 베일을 닫는 순간 사정없이 끊어져 버린다.

이번에도 낚시 바늘 위에서 뎅겅..

 

이후 9시부터 철수때까지는 밀려 들어온 용치무리들과 귀찮은 낚시질 뿐

한번 빠진 고기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토록 찌릿한 손맛이 낚시였단 말인가?

그동안 4짜 고기만 잡아 본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시무시한 괴물과의 만남에서의 실패가

오히려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고기가 수면으로 떠 오르기 직전 마지막 앙탈을 부린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역시 경험이란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작은 3호 바늘로 대물을 걸었으니..

오늘 낚시방에 들러 5호 바늘을 구했다.

원줄과 목줄도 더 강한 넘으로 구입했다.

다시 맞게될 대물과의 맞짱을 기대하면서..

 

 

 

 

 

<소삼부도> 

<낚시자리> 

<낚시자리 정면> - 앞에 보이는게 보찰여?? 그 뒤 섬은 대삼부도?? 

<낚시자리 우측> 

<낚시자리 뒤> 

<낚시자리 위에서 바라본 뒤쪽 홈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