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10개월에 즈음하여
상당히 많은 시간을 낚시에 투자하며 낚시를 하고 있다.
처음에 어리버리 할때는 오히려 더 잘 되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출조길에는 대물 고기와의 맞짱 뜰 생각으로 비장함 마저 들 정도 였고,
고기를 잡지 못하는 날은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느끼기도 했다.
날이 풀리고 내만권으로 올라오는 감성돔을 찾아,
안다닌 듯 하면서도 여기저기 상당히 많은 출조를 하였지만,
오히려 조과는 좋지 못하고
낚시에 대한 비관마저 들기도 한다.
처음엔 좋았는데..
지금은 왜 그러는 걸까?
많은 것을 배웠고, 나름대로의 낚시 기술, 기법을 충분히 익혔다고 생각 드는데..
오히려 낚시가 더 힘들어 지는 것은 무엇 때문 일까?
낚시를 배우던 처음과 달리 지금은 대체 무엇이 달라졌길래 이러는 걸까? 하고
수없이 질문해 보지만 그 대답을 명확히 내릴수 없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처음과 지금의 상황을 나름 정리해 보자면,
처음엔 부지런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처음엔 채비가 단순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처음엔 모든걸 배우는 기분으로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
기타 등등 많겠지만 이정도 만으로도 고기 못잡는 이유가 충분할 듯 하다.
그래도 좋다.
바다 갯바위에 서면 좋은걸 어쩌란 말이냐?
넓은 바다가 다 내것 같고,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선 갯바위가 내것처럼 느껴지는걸..
갯바위 앞에 펼쳐진 넓은 바다가 모두 다 내 가슴 속으로 들어 오는걸..
큰 고기에서 낚시대를 통해 전해 오는 그 짜릿한 전율이 좋은걸..
작은 고기라지만 예민해진 그 입질의 순간에 낚시대를 퉁퉁치며 전해주는 그 긴장감..
그 작은 퉁퉁거림이 일순간 심장 터질 지경으로 머릿속에 울리는 그 기쁨..
이제 고기 손질하는 것이 재밌어 지고 회맛이 좋아진 걸..
그래서, 실망할 필요는 없을듯 하다.
그래서 나름 낚시라는 큰 틀을 알려고 노력한다.
고기들의 이동 경로를 알기 위해 노력하려고 하고
큰 조류의 흐름을 이해하려고 더 노력한다.
요즘엔 다행스럽게도 낚시중에 채비 교환을 좀 더 자주하게 되고,
나만의 채비를 갖기위해 이런저런 실험을 많이 해 본다.
어제는 벵에돔을 한번 더 할 요량으로 안도 연도엘 다녀 왔다.
태풍이 올라 오기 전에 조용한 바다에서 한번 더 좋은 조황을 기대했건만,
역시 몰황,
금오도 막포 근처에 내린 자리에서는 가이드 말만 듣고 엉뚱한 자리에 낚시대를 던졌고..
연도 검등여로 포인트를 이동했으나, 벵에돔을 구경 조차 못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제 내 채비가 완성 되려는가?
도래위에 찌 스토퍼를 하나 달아서 수심을 수시로 조절하니 낚시가 훨씬 쉬워지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제철 낚시를 해야 한다는 신념이 생긴것도 좋은 징조 인것 같다.
이제 일년도 되지 않은 구력을 가지고
낚시에 대하여 무엇을 논할수 있겠는가?
만약 앞으로도 낚시를 계속 하게 된다면
더 많은 경험들이 나를 살찌게 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