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잊지 못할 출조
<디낚 수심뜬바다님 블로그에서..>
<내 생애 처음 잡은 두 마리 감성돔>
내 생애 가장 잊지 못할 출조
여수에서 배 타고 두 시간 연도라는 소리도 비가 오고 동풍 불고 파도 치는 2박 3일 3월 1일부터 3일까지는 내 생애 잊지 못할 출조였다
입장 곤란한 병이 생겼다 다른 사람이 잡은 감성돔을 들고 지난 1월 12일 디낚 헤드라인에서 전국 낚시인에게 공개적으로 마바리인 것을 들켜버리고 난 후 낚시를 그만 하던지 감성돔을 빨리 잡던지 잡지 못하면 심약한 나는 낚시 다닐 때 마다 눈 밝은 디낚 팬들에게 마바리라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다는 대인기피증 비슷한 입장 곤란한 병이 생긴 거다 누가 알아보기나 한대냐 하며 웃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건 너 생각이고요 나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유명한 디낚에서 그것도 헤드라인에서 지워지지 않고 7000조회 이상의 수를 경험해 보면 소심한 내가 어느 낚시터에서라도 조심스럽지 않을까 그리하여 나는 본래 모습대로 영영 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등 이 불치의 희한 병을 고치려면 꼭 감성돔을 안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등 그런 상념으로 하루하루 보내게 되는 중증의 잡지 못하면 큰 일 나는 망신병에 걸린 것이다 왜 내게 감성돔 낚시를 가르쳐줘서 이 낭패를 당하게 하느냐고 시도 때도 없이 군산으로 달려가서 낚시 마을 유주봉 사장에게 사람이 책임감이 있어야지 하며 반 협박조로 동행 출조를 강요하였다 디낚에서도 내가 직접 잡은 감성돔 사진을 헤드라인에 올려주어야 제 병이 완치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킹콩자리라 이름 붙인 작은 용의 소화기관 쯤에 자리한 거북여. 기름여. 무서운 쌍굴. 서울과 다른 독립문. 나바론. 동벽. 이곳들이 1~2월 출조 동안 앉아 본 자리들이다 전적은 영락없는 10전 10패 손가락은 얼어 쥐가 나는 대도 따뜻한 도시락조차 외면하며 영등철 놈들이 나타나기만을 학수고대 하며 소리도 달 밝은 밤에 흑참을 닦고 또 닦았다 참돔 형제와 수염 난 혹돔 <일명: 침 맞았다고 함>까지 잡고 볼락과 열기로 같은 민박 투숙객 15명을 배불리 먹이며 다른 이 몰 황일 때 나만이 얕은 바다에서 고기를 낚아 그래도 그 놈의 감성돔은 만나지 못했다
민박집엔 영등철 프로 같은 꾼들만 모여 있다 다 함께 하는 식사 시간에 고개 들고 식사라도 하려면 감성돔을 꼭 잡아야지 하며 꼭꼭 씹어 먹었다 철수 때마다 섰던 갯바위를 아쉬움에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며 미아리 눈물 고개 넘는 듯한 날의 종지부를 이번이야 말로 찢고 싶었다
출조하니 비가 내린다 이슬비 안올 때 배를 탔는데 봄비가 안올 때 배를 탔는데 오늘은 어디가 좋을까 물으니 유사장이 선장에게 대폰지 야폰지로 가잔다 비 오고 동풍 불고 파도 치는 날 큰 너울이라도 오면 마을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이야포에 내렸다 수심 체크를 하며 수심을 줄여도 줄려도 찌가 가라앉지 않는다 수심 6미터 우웩 멀리는 5미터? 오늘은 이 허리 휘어진 이야포 갯바위에서 탄성과 한숨을 얼마나 뱉을까 . . .떨린다
최홍만과 싸우려고 열심히 점프 연습만한 제롬 르 밴너가 급작스레 주최 측 농간으로 상대가 카오 클라이와 바뀌고 그에게 온종일 터지고 망신 살 뻗친 그런 날의 형국이다 20미터 넘는 수심에서 대적할 연습만 했는데 6미터 여밭 감성돔이라 . . . 오늘도 나를 겁주네 포수들은 아니라고 빡빡 우기겠지만 . . . 그건 너 생각이고요 나는 호랑이보다 감성돔이 훨 무서워요
6미터 6미터라~하며 10여 미터 전방 팔 벌려 오른쪽 45도쯤에서 아장아장 동동거리던 찌가 밑 걸린 듯 깜빡깜빡 하더니 쭉 사라졌다 같은 방향으로 대를 세워보니 사이즈 큰 고등어처럼 양옆으로 대를 끈다 실망하며 담담하게 줄을 감는 순간 쒜이한 느낌이 들며 뭔가 조심해야 할 분위기로 머리가 삐쭉 하더니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감생이다! 꾸~으욱 . 꾹 . . . 꾸. 꾸. 꾸. 꾹 . . .꾸. 구. 꾸 .꾹
<내 생애 처음으로 만난 5짜 감성돔>
황홀했다 . . .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나란 존재가 지구 상에서 처음 경험해 보는 당김세 이 궂은 날 머릿속에는 해가 떴다 달도 떴다 하였다 어린 시절 타잔 놀이 하다 나뭇가지가 부러져 떨어질 때도 길지 않게 살았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쳤고 출조 때마다 마바리 삽질하는 듯한 나의 폼들이 거울보듯이 그 찰나에도 영사막처럼 지나갔다 순간 . . .내가 또 다른 나에게 인제 그만 마바리 졸업해라 몸줄 2호에 길이 3미터지. . . 초릿대 확인해라 비상! 여 밑으로 파고든다 . . . 대 세우지 말고 뻗어 뻗어 그 일촉즉발 상황 중에 머릿속은 온통 자갈밭 쇠 달구지 소리가 들렸다 하늘이 허락한 것을 너의 실수로 망치지 말라 모세에게 던지는 하나님의 거룩한 음성까지 들리는 듯 했다
찌가 물밖에 나올 때 쯤 나는 흐믈흐믈 히죽히죽 멍멍하여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꼭 잡아보자는 일념만이 침착하라고 타이르고 있었다 하얀 배를 드러내며 마지막 몸을 트는 순간 어느 새 유 사장이 내 생애 첫 고기를 아이 받는 산파처럼 조심스레 뜰채에 담을 때 그 표정은 환하게 피어나는 바다를 보며 출조해서 저물어 지워지는 수평선과 함께 그것도 자신이 처음으로 오짜 감성돔을 잡아 철수한다면 낚시인 누구나 부러운 첫사랑 그림이 아닐까 나의 지친 모습까지도 첫사랑을 만났던 그날 그때 그 모습처럼 당당하였다
기찬 사연이 생겼다 첫사랑이다 소리도에서 감성돔이란 이름의 첫사랑을 만난 것이다 아직도 길고 좋은 꿈을 꾸는 듯하다
수심 뜬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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