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째 출조_안도 부도 남서쪽 곶부리
일시 : 2009년 1월 17일 (음력 12월 22일)
장소 : 안도 부도 남서쪽 곶부리 작은 홈통
물때 : 14물
특기사항 : 안도와 연도 사이 조류 흐름이 좋은 포인트.
작은 홈통에 물골이 형성된다.
경험 해 보지 않은 상상과 지식은 아무 곳에도 쓸데가 없다..
엊그제 삼개월 정도의 낚시 생활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아직 낚시에 대해 도통 아는게 없다보니
낚시를 마치 전투처럼 생각하는 자신을 알게 되었다.
시커먼 밤 갯바위에 바람과 파도를 안고
검을 들고 고기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모습.
나는 마치 갯바위 전사 인듯한 착각에 빠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게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늘 상상한다.
대물을 걸고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그 상상에서 나는 늘 이겼고, 지는 모습을 상상해 본적이 없었다.
무언가 준비하고 바라면 그것은 이루어 진다고 했으니,
대물이 걸리면 당연 나는 이길 것 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며칠간 심하게 추운 날씨가 어제부터 풀려서
평년의 기온을 되 찾았다.
어제부터 따뜻해 졌으니 오늘 쯤엔 수온도 올라 갈 것이고,
어젠 오랫만에 남서풍까지 불었으니
고기들도 수온에 적응하여 활발한 입질을 할 것이라 예상하고
바다사랑 낚시배를 이용해 안도행을 결정했다.
안도에 아는 포인트가 거의 없으니 이왕이면 조금 물때 상황에서 곶부리 어디 내렸음 했는데
다행이 부도 남쪽 곶부리 쯤에 내리게 되었다.
작은 홈통을 끼고 있으며 홈통 작은 홈통 안으로 물골이 형성되므로
다른데 생각도 말고 홈통 안에 13미터의 수심을 주고 던지라는 조언을 듣고 낚시를 시작 했다.
조류 흐름이 없다.
안도와 연도 사이 좁은 해역을 빠져 드나드는 본류대 지역 인데도 물흐름이 거의 없다.
조금 물때 답다.
새벽부터 고기를 갯바위에 묶어 둘 요량으로
밑밥을 홈통 안에 쏟아 붓듯 집어 넣고 낚시를 시작 했지만
입질이 없다.
아니 또 실수를 했다.
조류 흐름이 적어 08 채비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중찌를 빠뜨리고 체결하지 않은 상태로 아침 그 황금 시간대를 허비해 버린 것이다.
아뭏튼 주변 포인트들도 입질을 받지 못해 다들 다른 포인트로 이동해 버렸다.
간조 시간은 일곱시 인데 그 때에도 조류 흐름에 별 변화가 없더니
10시 반이 되어서 느닷없이 흐름이 바뀌면서 조류 흐름이 빨라 진다.
서둘러 채비를 2호 채비로 바꾸었다.
홈통 바깥은 본류대가 그대로 흐르는 듯 빠르고
홈통 경계선에는 물이 요동치며 돌고, 솟아 오르고 있었다.
용승조류, 합수대 등등 여러 현상이 복합적으로 생기고 있었다.
아까 던져논 밑밥들이 저 물밑 바닥에서 떠 올라 흘러 다니며 고기들 식욕을 자극할 것이다.
서둘러 물이 돌아들고 있는 부분을 집중하여 던졌더니
어느 순간 찌가 들어 간다.
처음에는 물이 아래로 회오리처럼 돌아 가면서 찌가 빠지나 싶어 지켜 보노라니
그리 빠르지 않는 속도로 쑥 들어 간다.
챔질!
억!! 걸었다.
너무 무겁다.
한손으론 안된다.
천천히 두손으로 낚시대를 세웠다.
세워놓고 보니 낚시대에서 전해 지는 둔중한 느낌!
이건 대체 뭐냐??
감생이 입질 꾹꾹이 아니다.
꾸구국 꾸구국!!
순간 온갖 만감이 교차 한다.
드디어 한건 하는 구나..
이건 확실한 오짜! 대물 이다..
놓쳐서는 안된다.
그동안 기다리던 순간이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압이 되었다고 생각한 짧은 순간, 그 짧은 순간이 그리도 긴듯 착각이 든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낚시대를 내려 릴링을 하고
다시 두 손으로 낚시대를 끌어 올리는 순간
허망하게 낚시대가 하늘을 향해 서 버린다.
...
낚시바늘 바로 위가 뎅강 잘려 나갔다.
다시 낚시줄을 묶는데 손이 덜덜 떨린다.
낚시줄을 도저히 맬수가 없다.
놓친것이 아깝고, 분하고 억울하고.. 허탈하다.
스무번째 출조.
대물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실패 했다.
릴링을 위해 낚시대를 너무 낮은 위치까지 이동해 버린 것이 패인의 가장 큰 요인이지만,
너무 서둘렀고, 그로 인해 제압 시간이 너무 짧았다.
수많은 날을 언젠가 한번 올 대물과의 한판을 그리며 상상 했지만,
실전에서 그 상상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낚시도 실전을 위해 지상 연습을 해야 할 듯 하다.
<포인트 이동 경로>
<멀리 보이는 알마섬> - 태환이가 지금 저기서 낚시 중인데..
<포인트 왼쪽의 무슨 떨어진 여와 연도>
<포인트 오른쪽으로 보이는 금오도 막개>
<포인트 홈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