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낚시

18번째 출조_금오도 야외음악당_무모한 도전

구름위를 걷다 2009. 1. 10. 22:44

 

일시 : 2009년 1월 10일 (음력 12월 15일)

장소 : 금오도 야외 음악당

물때 : 7물

 

끝없는 욕심, 무모한 도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12~16의 강풍으로 풍랑주의보 발효.

 

어제부터 풍랑 주의보가 발효 되었다.

하루를 기다렸다가 일요일날 낚시를 갈까 하다가

일전에 주의보가 내렸을 때 큰 객선은 운행 하던것이 생각나

여기저기 알아보니 역시 아침 일찍 배가 뜬다.

오늘은 여수 중앙동에서 타는 금오고속 훼리호가 아니고 돌산 신기에서 금오도를 오가는

한림 페리호를 탓다.

사실 차를 싣고 가자니 운송료가 싸게 먹히는 돌산 신기까지

새벽에 차를 몰고 도착하여 아침 7시 40분발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계획은 이렇다.

머릿개로 간다.

머릿개에서 낚시 할때 간혹 동네 어르신 나타나는 걸로 보아

분명 길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 지도를 확인하니 길이 보이는 듯 싶다.

어르신이 자주 나오는 걸로 보면 멀지 않을 것이다.

낚시 철수 때마다 보이는 용머리 포인트 아래 야외 음악당도 그 위의 안테나와 길이 보인다.

산 정상에서 야외 음악당 까지 별로 멀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오늘은

편하게 갈수 있는 머릿개 높은 자리로 갈려고 맘을 먹고 출발하였으나,,

막상 배가 도착하고 보니, 나중을 위해 여천 선착장과 가까운 용머리 포인트도 확인해 보자고

차를 그쪽으로 몰았다. 

막상 함구미 아래쪽에서 보니 높을줄 알았던 안테나가 생각보다 낮고 마을위로 길이 보인다.

그래! 한번도 가본적 없는 야외 음악당으로 가보자..

산비탈 좁은 마을길을 잠깐 오르니 아싸.. 금새 정상.

길이 약간 좁기는 하지만 조심히 운전하니 금새 야외 음악당 위다.

^^ 길이 약간 좁은 정도가 아니고 많이 좁다..

여차하여 바뀌라도 하나 빠지면,, 렉카차도 오지 못할 정도로 좁은데다

구부러진 부분에서는 정말 아슬아슬 하다.

밭일하는 경운기나 하나 지나갈 정도의 길이다.

 

 

장비를 챙기고 내려가는 길을 찾아 야외 음악당에 내려서니

정말 넓다.

이 넓은 야외 음악당에 나 혼자 서 있다.

그 어디에도 낚시꾼, 아니 사람의 그림자가 없다.. 우하하하~~

야외 음악당을 전세 내서 낚시를 하게 될 줄이야..

 

일단은 날물자리 될 만한 야외 음악당 오른쪽 홈통쪽을 찾아 장비를 풀고 채비를 준비한다.

바람은 강하지만, 홈통 안은 안정된 듯 괜찮아 보인다.

수심을 체크하고, 채비를 몇번 던지자 마자 맞바람에 찌가 밀려 그야말로 갯바위에 닿아 버린다.. 포기.

자리를 뒤쪽으로 옮겨 바람 반대 편을 향해 던지지만

이번엔 홈통이 너무 적어서 반대편 갯바위에 찌가 닿아 버린다.

결국 11시 까지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다시 포인트를 옮기기로 결정.

 

 

<야외 음악당 오른쪽 홈통 포인트 전경들> 

 

 

 

 

 

 

 

바람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만한 반대편으로 포인트를 옮겼다.

훨씬 낫다.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대신 이번엔 찌가 흐르지 않는다.

멀리 던지면 조금 낫기는 하지만, 너무 멀리 흘러가 버리곤 해서

결국 바람 영향 없는 갯바위 앞에 밑밥을 잔뜩 뿌리고 갯바위 훑기에 나섯다.

앞바다에 일어나는 하얀 포말..

파도가 세다.

자리에서 바라본 바다가 어째 내 위치보다 더 높아 보인다.

위험하다 싶어 발판 위치를 훨씬 위로 옮기니

이번엔 역시 바람의 영향에 낚시대 관리가 어렵다.

그래도 던지고 던지고...

5시 30분 배를 타기 위하여 4시가 가까워지자 채비를 정리하고 철수 준비를 하였다.

하루종일 입질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잡어 한마리 잡지 못한채 철수라니.. ㅡㅡ;;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구나..

이 넓은 야외 음악당 전부가 내것인양 좋았던 것이 몇 시간 전 이었는데.. 

 

 <야외 음악당>

 

 

 

<도보 이동  경로>

 

 

 

 

<야외 음악당 왼쪽 홈통 포인트 전경들> 

 

 

 

 

이제 철수길이다.

이제부터 하루종일 꽝 낚시보다 더 고난의 연속이 기다릴 줄 꿈에도 생각지 못한채

가방 두개를 들고 어깨에는 낚시가방을 각개로 둘러 메고 철수 시작.

처음부터 내려왔던 길을 찾지 못해 대여섯번을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길을 찿아 헤멘다.

이러다가 배 시간 늦겠다 싶어 뛰다싶이 찾아 다니다 간신히 제대로 길을 찾아 오르긴 하였지만,

마음이 급해선지, 몸이 부실해선지 조금 빨리 걷다보니 온갖 잡풀에 걸려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가시에 찔리고..

헉헉대며 간신히 차 있는데 까지 와서는 이 추운 겨울에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던지

잠바 벗고, 조끼를 벗어 던져도 땀이 흐른다.

차까지 오는 동안 절반 죽는줄 알았다.. 헉헉!!

짐을 싣고 조심 조심 운전..

한번 삐끗하면 집에도 못갈뿐더러 더 잘못되면 황천행이라는 생각에 차를 바싹 안쪽으로 붙여 운전하는데

아뿔싸!! 뾰쪽한 바위에 운전석 앞 타이어에서 뻑 소리가 나더니 바람 새는 소리가 들린다.

우쒸~ 고개를 내밀어 확인하니 벌써 차가 주저 앉아 버린다.

길이 너무 좁아 확인도 불가능.. 그냥 밀고 나간다.

간신이 정상에 올라 바뀌를 확인하니 빵꾸가 아니라 찢어 졌다.

타이어 바꾼지 한달도 안됐는데.. ㅡㅡ;;

차에 자키도 없고 배 도착 시간까지 별로 남지 않아서 그냥 덜덜대며 운전 한다.

산비탈 마을길을 구비구비 돌아서..

포장 도로까지 잘 내려 왔으나 어디 자키를 빌릴만한 풍경이 아니다.

에라이~ 그냥 가자..

가다가 타이어가 빠질까 걱정되어 자꾸 고개를 내밀어 확인.

차는 마치 털털 대는게 우마차 같다..

그나마 달려 있는 타이어가 도망이라도 갈까봐 속도도 붙이이 못하다 보니

올때는 금방이었는데, 이렇게 멀었나 싶다.

이젠 타이어가 도로에서 찢어지기 시작하면서 연기까지 난다..

간신히 여천 대합실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넘었다.

다행이다.

 

그러나 이게 또 왠 날벼락 인가?

객선이 끊겼단다.

대합실은 열쇠.. 아니 쇠사슬로 꽁꽁 묶어 버린채 직원은 아무도 없고

휑한 선착장엔 찬바람만 더더욱 세차다.

객선회사 한림해운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오후 1시부터 출항 금지란다.

그럼 어케 해야 하나요?

별수 있나요? 주의보 해제 될때까지 거기서 주무셔야지..

주의보 발령되어도 배 다녔잖아요?

오늘은 바람이랑 파도가 너무 세서 출항 정지가 떨어 졌습니다..

아니.. 우째 이런 일이!!~~~

차는 자빠져 타이어는 걸레가 되어 있지.. 배는 끊겼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는 고프지..

고기 잡으러 왔다가 고기 구경은 커녕..

고기가 드디어 나를 잡는구나..

 

잠시 후 낚시꾼 네명이 더 오고, 손님 서너명 더 오고..

망연자실..

다행이 동네 작은배 하나가 차는 두고 사람만 실어다 준단다.

파도가 이렇게 심한다 저 배로 제대로 갈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벌써 한번 다녀 왔다길래 8명이서 돌산을 향하여 작은 배에 몸을 실었다.

우당탕거리며 험난한 바다를 건너 돌산 신기에 무사히 도착!

어이구야~ 한시름 놓는다만, 이제부터 집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선비까지 1만원 내고 나니 이제 택시는 엄두도 나지 않고..

버스 승강장에서 한참을 버스를 기다려도 버스는 보이질 않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나가는 차에 손을 흔들었더니.. 금새 세워 준다.

다행이 여수까지 가는 차를 얻어 타게 되었다.

작금 방파제에 낚시 다녀 오셨다는 그분.. 덕분에 빨리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참! 오는동안 제 낚시 입문 얘기만 너무 해서 죄송하구요~

 

그 후로도 버스를 서너번 더 헤메면서 바꿔타고

집에 오니 결국 8시가 넘은 시각..

헉헉!! 힘들다..

 

집에 오자 마자 각시한테 하는 말..

"냉장고에 저번에 잡아논 감생이 꺼내서 구워 줘"

오늘 고생고생을 괜히 감생이 한테 성질을 부렸다.

 

 

 

 

 낼 차 가질러 갈려면 빨리 자야 쓰것다.. ㅡㅡ;;

 이왕 차 가질러 가는길에 밑밥 좀 갖구 가서 머릿개에 가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