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패러글라이딩 코리안 리그전을 마치고
어느덧 일년이 지났다.
년초에 시합을 준비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 문경 연장전을 마무리 하면서 올해의 리그전이 끝났다.
최종 종합 성적 27위.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한 올해의 국가대표 선발 리그전 이었다.
1차전 구례에서 5일 중 단 한차례 성립된 챔피언쉽에서 골인.
2차전 합천에서의 모든 경기 취소.
3차전 평창에서 성립된 두경기 모두 골인.
4차전 문경에서 성립된 두경기 중 첫경기에서 부상, 두번째 경기 포기
5차전 문경 연장전에서 두 경기 중 첫 경기 골인, 두번째 경기 능선에서 매미.
평창 대통령배에서 8위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으며
4차 1라운드까지 종합 8위에 랭크되기도 했을만큼
여섯 경기 중 3번을 골에 들어갔다.
캔슬된 챔피언쉽을 포함하면 올해 성립된 일곱 경기 중 4번이나 골에 입성했으니
스스로 잘 했다는 말이 나올만도 하다.
경기가 끝난 지금 이순간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은 두가지다.
과연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을 얻었는가?
이번 리그전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돌아보면 나는 이번 리그전을 통해 잃은것 하나 없이도
많은 것을 얻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기술적으로 너무 많은 부족함을 깨달았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너무나 큰 배움 이었다.
톱클라스 선수들의 눈부신 비행.
그들의 통찰력과 안목.
그들의 겸손함.
그들과의 격차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존중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그들의 겸손함.
드러나지 않고 욕심내지 않으며 묵묵한 모습들..
내가 가지지 못한 가장 큰 것이다.
그들은 다져진 내면으로 인해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사람들이었다.
경기를 거치면서 예전과는 다른 배포를 키워 나갔고
경기는 내내 큰 산에서의 큰 비행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는 과정이 되었다.
한경기 한경기 숙제를 풀어나가면서
절제와 평정심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것도 같았다.
골 입성의 영광과 주변의 인정 역시 기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비행 내내 늘 고생고생하며 골에 간신히 들어가야 했으며,
선두의 대열에서 합류하지 못하고
나만의 비행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었다.
골에 들어갔으나, 그 비행의 질은 형편 없었다.
이제 나는 경기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도저히 극복하기 어려울 듯한 톱 클라스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나에게는
또 다른 과정이며
그 과정을 즐기는 비행..
그 순간들이 나에게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